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이제 질병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근력 운동이라고 하면 무거운 덤벨을 들거나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고강도 훈련만을 떠올린다.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근육은 보여주기 위한 ‘벌크업’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지탱해주는 ‘생존 근육’이다.
우리 몸 근육의 70%는 하체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허벅지 근육은 우리 몸의 당분을 저장하는 거대한 창고 역할을 하여 당뇨병 예방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하지만 무작정 무릎을 굽히는 스쿼트만 반복하다가는 오히려 관절만 상하기 십상이다. 중요한 것은 개수가 아니라 ‘근육의 협응력’과 ‘코어의 안정성’이다.
진정한 하체 건강은 발목, 무릎, 고관절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완성된다. 단순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서 벗어나, 한 발로 서서 균형 잡기나 천천히 계단 내려가기 같은 동작이 실질적인 낙상 방지와 관절 보호에 더 효과적이다. 여기에 척추를 지탱하는 기립근과 복부의 속근육(코어)이 뒷받침되어야만 근육이 내뿜는 천연 호르몬인 ‘마이오카인’이 전신으로 퍼져나가 염증을 억제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한다.
근력 운동은 저축과 같다. 40대부터 매년 1%씩 줄어드는 근육을 방치하면 노년의 삶은 침대 위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거창한 헬스장에 가지 않더라도 집안일을 할 때 뒤꿈치를 들거나, TV를 보며 허벅지 사이에 책을 끼우고 버티는 작은 습관들이 모여 ‘근육 자산’이 된다. 오늘 당신이 투자한 근육은 훗날 그 어떤 연금보다 든든한 건강의 보루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