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합비타민부터 오메가3, 유산균, 루테인까지 현대인의 식탁 위에는 밥보다 많은 알약이 놓여 있곤 한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무턱대고 섞어 먹는 행위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인 간은 들어오는 모든 성분을 해독하고 대사해야 하는데, 너무 많은 성분이 한꺼번에 유입되면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성분 간의 ‘상극’을 모른 채 복용하는 것은 돈을 낭비하는 것을 넘어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오용 사례는 칼슘과 철분이다. 두 성분은 체내 흡수 통로가 같아서 동시에 복용하면 서로 흡수되려고 싸우다 결국 둘 다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된다. 따라서 철분은 공복에, 칼슘은 식후에 복용하는 식으로 시간을 격리해야 한다. 또한 비타민 C와 구리, 혹은 아연과 구리처럼 미네랄끼리 서로 흡수를 방해하는 조합도 의외로 많다.
반대로 시너지를 내는 ‘찰떡궁합’도 존재한다. 비타민 C는 철분의 흡수를 돕고, 비타민 E는 오메가3의 산패를 막아 흡수율을 높여준다. 칼슘을 먹을 때는 비타민 D와 마그네슘을 함께 섭취해야 뼈로 칼슘이 제대로 이동하며 혈관에 쌓이는 석회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영양제는 ‘많이’ 먹는 것보다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핵심인 이유다.
결국 가장 똑똑한 영양제 섭취법은 자신의 식단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평소 육류 섭취가 많다면 굳이 아미노산제를 추가할 필요가 없고, 채소를 충분히 먹는다면 비타민 K를 따로 챙길 이유가 적다. 영양제는 어디까지나 ‘보조’일 뿐이다. 내 몸에 필요한 성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복용 시간과 조합을 최적화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