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계가 위암 환자의 수술 후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수술 후 조기 회복 프로그램)**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다수의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임상시험에서는 ERAS 프로그램의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 중이다.
ERAS는 수술 전부터 환자의 영양·심리 상태를 관리하고, 수술 중 불필요한 침습을 줄이며, 수술 후 조기 보행과 음식 섭취를 유도하는 다학제적 접근법이다. 기존의 ‘오래 누워서 회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가 가능한 한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ERAS가 대장암, 간이식 수술 등에서 입원 기간 단축과 합병증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그러나 위암 수술은 절제 범위가 크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 아시아 환자군에서의 효과 검증이 필요했다. 한국은 위암 발병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환자를 기존 치료군과 ERAS군으로 나눠 회복 속도, 합병증 발생률, 삶의 질 변화를 비교하고 있다. 초기 결과에서는 ERAS군이 통증 감소, 입원 기간 단축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과 교수는 “환자가 수술 후 스스로 회복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ERAS의 핵심”이라며 “이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계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으로 입증될 경우, 위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술 영역으로 ERAS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의료비 절감과 병상 회전율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어, 국가 의료 시스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