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가 **모기 매개 질병(vector-borne diseases)**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뎅기열, 말라리아,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은 이미 열대 지방을 넘어 온대 지역까지 퍼지고 있으며, 새로운 바이러스까지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텍사스에서 희귀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의 서식지가 북상하면서, 이전에는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지역들까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럽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속출하며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WHO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기 매개 질병 위험 지역에 살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뎅기열은 매년 4억 명이 감염될 정도로 확산 규모가 크다. 증상은 발열, 근육통, 출혈로 나타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열대성 모기(흰줄숲모기 등)의 분포가 점차 북상하면서, 일본뇌염과 뎅기열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 뎅기열 환자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 서식지 제거(고인 물 없애기) ▲살충제 분무 ▲개인 차원의 모기 기피제 사용 등을 권장한다. 또한, 백신 개발과 신속 진단 기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기후변화는 단순히 더위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보건 안전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며 “앞으로 모기 매개 질병은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감염병 도전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모기와의 싸움은 곧 기후위기와의 싸움이다. 지구의 온도를 잡지 못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