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김모(35)씨는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일을 해도 무기력함이 계속되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특별한 질환은 없었지만, 김씨는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현대 사회의 빠른 생활 속도와 정보 과부하,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환경이 지속되면서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건강 트렌드는 만성피로를 더 이상 단순한 휴식 부족이나 스트레스의 산물로만 보지 않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피로의 원인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다 다각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수면의 질과 일·생활 균형, 개인의 생활습관 개선 등 맞춤형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윤지민 교수는 “단순히 많이 자거나 쉬는 것만으로는 만성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수면 장애, 불규칙한 식사, 미세영양소 부족, 운동 부족, 그리고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목받는 관리법 중 하나는 ‘컨디션 저널링(Condition Journaling)’이다. 이는 일상에서 피로의 강도와 컨디션 변화를 기록하며, 식습관, 수면, 운동, 스트레스 상황을 함께 적는다. 이러한 데이터는 의료진이 보다 체계적으로 피로 원인을 분석하고 맞춤 솔루션을 제안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건강’과 같은 새로운 분야도 각광받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장 건강이 면역력 및 에너지 수준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이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성피로는 방치할 경우 신체 기능 저하, 만성 질환 위험 증가, 우울·불안 증상 악화 등 부정적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 건강검진으로도 원인을 찾기 어렵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피로의 패턴과 생활습관을 동시에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테크와 웰니스 트렌드에 힘입어 헬스케어 앱,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도 피로 관리를 돕는다. 수면 모니터링, 스트레스 측정, 활동량 분석을 통해 과학적인 자기관리도 가능해졌다.
만성피로 극복은 더 이상 ‘충분한 휴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시대다. 일상 속 작은 변화와 체계적 자기 관리를 통해, 자신만의 에너지 밸런스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