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콩고민주공화국(DRC) 카사이 지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되자 긴급 대응에 나섰다. WHO는 의료진과 접촉자를 중심으로 에볼라 백신 접종 캠페인을 개시하며, 지역사회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볼라는 치사율이 50%를 웃도는 치명적 감염병이다. 콩고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발병이 이어졌고, 2018~2020년 동부 지역 유행 당시에는 2,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카사이 지역 발병은 상대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곳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가 크다.
WHO는 현지 정부와 협력해 ‘고리 접종 전략(ring vaccination)’을 도입했다. 이는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자, 그리고 이들의 2차 접촉자에게 백신을 맞혀 감염 고리를 끊는 방식이다. 과거에도 이 전략은 효과적으로 확산을 억제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전 문제와 지역사회 불신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백신을 거부하거나, 의료진을 향한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신속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국제백신연합(GAVI) 관계자는 “에볼라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는 초동 대응이 늦으면 걷잡을 수 없다”며 “현장 의료진 보호와 주민 신뢰 확보가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 역시 “해외 발병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며 “해외 노동자·여행자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검역 강화와 대응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WHO는 백신 외에도 검사 장비, 방호복, 치료제를 긴급 지원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발병은 감염병 대응에 있어 국경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