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비만 치료 지침 초안은 전 세계 보건의료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지침은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정의하고 GLP-1 계열의 체중감량 약물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체중감소 효과가 탁월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끌어모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으며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WHO가 이를 공식 지침으로 언급하면서, 향후 개발도상국까지 해당 약물의 보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고가의 약물 가격은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큰 장벽이 되고 있으며,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심한 구토, 변비, 췌장염 위험 등을 보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약물 치료는 반드시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되어야 하며, 국가 차원의 보험 적용 및 관리 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내 비만 전문가들도 이번 WHO 지침이 가져올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 환자가 치료를 받아야 할 ‘질병 환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약물은 분명 강력한 도구지만, 운동·식습관 관리와 함께 통합적으로 접근할 때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의 이번 발표는 단순히 약물 권고를 넘어, 비만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의지 부족’으로 낙인찍히던 환자들이 이제는 치료 대상자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각국 정부와 보건의료 체계가 비만 치료에 적극 투자하고, 건강 불평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