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물을 2리터씩 마시는데도 입술이 계속 트고 갈라져요.”
30대 후반의 송지연 씨는 겨울철마다 립밤을 수시로 덧발라도 소용이 없다고 느낀다. 바르면 잠시 부드럽다가도, 금세 다시 갈라지고 따갑다. 심지어 입술 주변이 붉게 벗겨지기도 해 립 제품 사용도 꺼려진다.
이런 증상은 단순히 수분 부족이 아니라, 입술의 보호막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입술에는 피지선이 없고 각질층도 얇아, 외부 자극과 수분 증발에 매우 취약하다. 물을 많이 마셔도,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수분은 유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잘못된 립밤 사용이 입술 건강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자주 바르면 안 되는 립밤’도 있다. 멘톨, 캄파, 페퍼민트 등이 포함된 제품은 일시적으로 시원하거나 진정 효과를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피부 장벽을 자극하고 악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
입술 건강을 회복하려면 먼저 ‘덜어내기’가 필요하다.
1~2일은 립 제품을 최소화하고, 미온수로 닦은 후 바셀린처럼 순한 보호막을 발라 입술의 손상된 각질층을 진정시킨다. 그 후에는 세라마이드, 쉐어버터, 히알루론산 등 장벽을 강화하는 성분이 포함된 립밤을 중심으로 수분 보호 루틴을 짠다.
자기 전 입술에 립마스크를 바르고, 다음 날 아침엔 부드러운 천이나 면봉으로 각질을 정리하는 루틴도 도움이 된다.
입술은 말할 때, 웃을 때, 숨 쉴 때 가장 먼저 외부와 마주치는 피부다.
소리 없이 보내는 건조함의 신호를 듣고, ‘립 케어’라는 이름으로 덧바르기만 했던 습관을 돌아볼 때다.
입술도 피부다. 회복에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