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속 돌멩이’ 규제 빼내고 국민 생활불편도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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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 웨딩산업 시장에 뛰어든 김모 씨는 웨딩홀을 운영할 장소로 지식산업센터를 알아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현행법상 교통환경 및 인프라가 좋은 ‘지식산업센터’에서는 예식장을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에는 공장 및 입주자들을 위한 일부 근린생활시설만 입주 가능하다. 즉, 은행과 약국, 편의점은 가능하지만 예식장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씨는 “예식장이 기업 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주변 환경을 해치는 것도 아닌데, 불가업종에 포함된 것은 이상하다”며 “지식산업센터의 설립 취지에 맞게 예식장도 입주 가능 업종으로 허용해 주는것이 바람직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 서울에 사는 서민석 씨는 자신이 기르는 화이트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슬개골 탈구 증상이 있어 유명한 동물병원을 찾았다가 청구된 진료 비용을 보고 분통을 터트렸다. 동일 증상으로 몇 달 전 집 근처 동물병원에서 치료했을 땐 200만원이었던 진료비가 이곳에서는 400만원으로 배로 뛰어서다.

서 씨는 “증상도, 치료도 동일했는데 병원마다 비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에 맞게 동물 진료도 표준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같이 기업성장을 가로막거나 국민생활에 불편함을 야기하는 낡은 규제를 꼼꼼히 들여다 보고 있는 가운데, ‘신발 속 돌멩이’ 같은 규제를 빼내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 부문 규제들을 발굴하는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부처별로 규제발굴에 적극 나서면서 속도감 있게 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과 기업에 불편을 주는 행정규제와 덩어리 규제를 중점 개선해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일환으로 산업부는 최근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는 ‘지식산업센터’ 입주업종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업, 도박업, 주택공급업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산업집적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되면 김모 씨도 법 개정 후에는 무리없이 지식산업센터에서 웨딩홀을 운영 할 수 있게 된다.

전기 자전거 모터의 정격출력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기자전거의 최대 모터 출력이 350W 이하로 제한됐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기자전거가 오르막 등 경사진 곳을 오르면 속도가 크게 떨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자전거업계에서는 산지와 오르막이 많은 국내 지형을 고려해 모터 정격 출력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에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규제개선 차원에서 전기자전거 모터 출력 제한 완화를 건의했고, 올해 1월 국가기술표준원이 규제개선 수용 의견을 밝힌 후 산업부가 지난 5월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을 개정했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에 불편을 주는 규제들도 손을 본다.

농식품부는 동물병원과 동물 소유자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진료비에 주목했다. 동물 진료비가 표준화 되지 않은데다, 현행법상 사전 고지 의무도 없어 소비자불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에 농식품부는 내년 1월 5일부터 동물병원에서 중대진료를 하기 전에 동물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예상 진료비용을 알려주고, 비용도 게시하도록 수의사업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법 개정후에는 동물병원 예상 진료비용 고지가 의무화 돼 이전 치료 비용보다 배 이상 낸 서민석 씨와 같은 사례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주민등록증 발급 방법도 이전보다 수월해진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주민등록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국 어디서나 주민등록증 신규 발급을 허용키로 했다.

기존 신규발급 방식은 거주지 주민센터에 사진 1매를 지참한 뒤 방문 신청하는 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전국 모든 주민센터에서 신규발급을 할 수 있다. 사진도 정부 24를 통해 파일로 제출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취약계층의 공공 산후조리원 이용지원도 확대된다. 당초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산후조리도우미 서비스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를 지원받으면 공공 산후조리원 이용요금을 감면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모자보건법 시행령이 개정돼 국가유공자,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이 이들 서비스의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생후 30∼41개월 영유아 구강검진도 현행 3회에서 4회로 확대된다. 현재 영유아 구강검진은 ▲생후 18∼29개월(1차) ▲42∼53개월(2차) ▲ 54∼54개월(3차)에 걸쳐 받게 돼 있는데, 앞으로는 생후 30∼41개월에 구강검진을 1차례 더 받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30일 건강검진실시기준 고시를 개정한데 따른 것이다.

생후 30∼41개월이 유치열(幼齒列)이 완성되는 시기로, 치아우식증(충치) 등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추가되는 영유아 구강검진의 대상은 2019년 12월 30일 이후 출생한 영유아다.

정부는 앞으로 규제 소관 부처를 중심으로 규제 혁신 과제를 발굴해 신속히 추진하고, 경제 규제혁신 TF내 7개 작업반·부처별 규제TF 등 경제분야 규제혁신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자료제공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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