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탄고지(LCHF, Low Carbohydrate High Fat)’ 식단이 건강 열풍과 함께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탄수화물 섭취를 낮추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이 식단이 다이어트와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지나친 지방 섭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저탄고지 식단의 효과와 위험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LCHF의 원리와 인기 요인
저탄고지 식단은 일일 칼로리의 10~20%만을 탄수화물에서, 나머지는 주로 지방에서 섭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되면 체내 에너지원이 포도당(당질)에서 케톤체로 전환되며, 지방 분해가 촉진된다. 실제로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단기간 체중 감량, 혈당 조절, 중성지방 감소 등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일상의 빵, 쌀밥, 면류 등 탄수화물 음식을 제한하고 대신 육류, 치즈, 아보카도, 견과류처럼 지방이 많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강 논란과 부작용 경고
그러나 저탄고지 식단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탄수화물 제한이 지나치면 초기에는 체중 감량과 혈당 안정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 위험, 신장 부담, 영양 불균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협회(ACC)는 포화지방 섭취의 증가는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신장,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 임산부 등은 의사와 상담 없이 무리하게 저탄고지 식단을 시도하는 것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혈중 LDL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의 증가, 변비 및 소화불량, 미량 영양소 결핍 등도 보고된다.
전문가 조언과 올바른 실천법
의사들은 저탄고지 식단을 단기적으로 체중 감량이나 혈당 관리에 참고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식습관으로 자리 잡기 전에 식이 균형과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탄수화물을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정제된 탄수화물(백미, 설탕 등) 대신 현미, 통곡물, 채소 등 복합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많다.
건강을 위해 유행하는 식이요법을 무턱대고 따라하기보다는, 개인별 건강 상태와 필요에 맞는 맞춤형 식단을 전문가와 상담 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균형 잡힌 영양과 꾸준한 신체활동이 건강의 기본임을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