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햇볕이 강해지는 시기,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 얼굴이 붉고 메이크업은 들뜨기 일쑤다. 분명 전날까지 괜찮았던 피부인데, 갑자기 따끔거리거나 푸석해진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한 ‘날씨 탓’이라 넘기지만, 이것은 피부가 보내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
5월 말에서 6월 초, 한국은 본격적인 초여름에 접어들며 자외선 지수가 급격히 높아진다. 실외에서는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고, 실내에서는 에어컨으로 인한 찬 공기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이처럼 온도 차가 클수록 피부는 스스로 수분을 지키기 어려워지고, 결국 장벽이 무너지게 된다. 바로 이때 ‘피부 알람’이 울린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피부 당김과 각질. 아침 세안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을 때 얼굴이 땅긴다면, 피부 속 수분이 이미 많이 빠져나갔다는 신호다. 그다음은 붉은기와 따가움이다. 이는 자외선으로 인해 생긴 미세 염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콧등이나 광대처럼 뼈가 튀어나온 부위는 자외선에 더 취약하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억지로 커버하는 화장보다,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루틴이다. 먼저 아침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하고, 세안 후 1분 이내에 수분 앰플을 바른 뒤 보습크림을 충분히 덧발라야 한다. 낮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2~3시간 간격으로 꼼꼼히 덧바르고, 외출 후에는 피부 진정 앰플과 수분팩으로 열감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식단도 피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이, 토마토, 수박처럼 수분이 많은 제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저녁엔 염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극이 강한 음식은 피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분을 몸 안에 오래 머물게 해주는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 등의 영양제를 2주 이상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부는 생각보다 민감한 장기다. 외부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즉각 반응을 보인다. 화장이 뜨거나 얼굴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면, 피부가 “지금 나 좀 도와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루틴을 조정하는 것이야말로, 여름 피부 건강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