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너무 아파서 일어났더니, 허리까지 뻐근했어요.”
예전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허리·목 통증, 디스크, 거북목 같은 척추 질환이 이제는 20~30대 사이에서 일반적인 증상으로 퍼지고 있다. 스마트폰, 노트북, 책상 생활이 중심이 된 현대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MZ세대는 척추를 가장 혹사당하는 세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고통을 방치하지 않는다. 통증이 생기기 전부터 ‘예방’에 집중하며, 스스로의 신체 상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20~30대 척추 질환, 왜 늘고 있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20~39세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 진료 인원은 42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문의들은 MZ세대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척추 문제로 다음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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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추 거북목 증후군: 스마트폰을 고개 숙인 채 보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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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추 전만 감소증: 장시간 앉은 자세로 허리 만곡이 무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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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방형근 긴장: 무거운 가방, 틀어진 체형으로 인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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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기립근 약화: 운동 부족 + 코어 근육 기능 저하
즉, 단순한 자세 불량을 넘어서 척추 구조 자체의 변형과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MZ세대, 척추를 위한 루틴을 만든다
이제 20~30대는 ‘나이 들어 병원 갈 일’로 여겨졌던 척추 건강을 지금부터 관리해야 할 영역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이들은 병원 가기 전에 루틴부터 바꾼다.
✔ 실천하는 루틴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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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마다 일어나 걷기, 스마트워치 활동 알림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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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을 땐 등받이보다 허리 지지 쿠션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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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을 땐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체중 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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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척추 스트레칭 (고양이자세, 브릿지, 벽에 기대서 자세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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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 방지용 높이 조절 노트북 받침대 사용
서울의 29세 콘텐츠 에디터 박형민 씨는 “예전엔 밤마다 허리 통증 때문에 숙면을 못 했는데, 앉을 때 허리 쿠션을 쓰고, 일어나서 3분간 스트레칭하는 루틴을 만든 뒤 훨씬 편해졌다”며 “자세 하나 바꾸는 게 삶의 질을 바꾼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 시장도 움직인다…‘척추케어 제품’에 몰리는 관심
이처럼 MZ세대의 관심이 커지면서 척추 관련 헬스케어 제품의 시장 규모도 급성장 중이다.
💼 인기 제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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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자세 유도 체어: 바른자세 의자, 중심 잡는 좌식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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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일하는 책상(스탠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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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지지 쿠션 & 좌식 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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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거치대·모니터 받침대: 경추 스트레스 감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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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형 자세 교정기: 센서를 통해 자세 알림 전송
오피스 용품 브랜드 ‘에르고휴먼’, ‘시디즈’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척추 보호 디자인’ 시리즈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고, 쿠팡, 무신사, 오늘의집 등에서는 ‘자세 교정템’ 키워드로 상품이 상위 랭크된다.
또한 ‘의자 없이 1주일 보내기 챌린지’, ‘스탠딩 루틴 공유’ 등 SNS 상의 챌린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 물리·정형 전문가의 조언: “척추는 나중에 고치기 어렵다”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김상규 교수는 “척추 통증은 한 번 시작되면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핵심”이라며 “20~30대는 척추 구조가 완전히 형성되고 노화가 시작되는 경계점이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 습관을 미리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척추 주변의 작은 근육들이 약화되면 목과 허리가 긴장하면서 체형이 틀어지고, 전신 피로와 두통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하루 5분의 코어 운동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척추 건강도 ‘앱’으로…디지털 루틴 도우미들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앱 기반 자세 모니터링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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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RIGHT, Posture Reminder, 오렌지핏 등은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해 자세를 실시간 체크하고 알림을 주며, 주간/월간 리포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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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Watch, 갤럭시 워치의 활동 리마인더 기능도 ‘서 있기’, ‘움직이기’ 등으로 코어 자극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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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루틴 영상: ‘5분 거북목 교정 루틴’, ‘하루 10분 척추 리셋 운동’ 등 콘텐츠도 인기.
특히 IT·디자인·개발업계처럼 장시간 앉아 일하는 직군에서는 팀 단위로 루틴을 공유하거나 앱을 연동한 사내 챌린지를 운영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 척추 건강, 이제는 ‘마지막이 아닌 첫번째 루틴’
과거에는 허리가 아파야 병원에 가고, 수술까지 가야 척추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MZ세대는 다르다. 그들은 아프기 전에 루틴을 바꾸고, 생활을 고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책상 하나, 자세 하나, 스트레칭 1분으로 시작된다.
현대인의 삶에서 척추는 삶의 중심축이다.
2030세대는 이 축이 무너지는 순간 삶 전체가 흔들린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빠르게, 더 꾸준하게, 척추 건강을 실천하고 있다.
‘허리 펴고 살자’는 말은 이제 구호가 아닌 루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