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한다”는 말이 더 이상 변명이 되지 않는 시대다.
이제 20~30대 사이에서는 출근길, 퇴근길처럼 일상적인 이동 시간 동안 건강을 챙기려는 ‘모빌리티 웰빙(Mobility Wellness)’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이어지는 이동 시간이 ‘숨은 운동 시간’이자 ‘자기관리 구역’이 된 셈이다.
🚇 지하철에서 스트레칭, 버스 정류장 앞에서 스쿼트?
2030세대의 출퇴근 루틴은 매우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고 한 발로 서 있기, 가방을 메고 계단 오르기, 서서 복부에 힘주기, 목 스트레칭 등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다.
29세 UX 디자이너 김태연 씨는 “일찍 일어나는 건 어려운데, 매일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 스트레칭’을 한다고 정해놓으니 자연스럽게 습관이 됐다”며 “목 통증도 줄고 하루 시작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출퇴근 피트니스 루틴 공유 챌린지’**가 유행이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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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1만 보 걷기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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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금지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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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한 정거장 미리 내려 걷기’
이처럼 짧은 활동이지만 꾸준히 실천할 경우 심폐 기능 강화, 혈액순환 개선, 체지방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 스마트워치가 알려주는 나의 숨은 활동량
웨어러블 기기 보급률이 높아지며, 자신의 활동량을 시각화하고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스마트워치(애플워치, 갤럭시워치 등)는 ‘이동 중 활동량’, ‘계단 오르기 횟수’, ‘서 있는 시간’, ‘칼로리 소모’ 등을 자동 측정해준다.
이 기능 덕분에 의도적으로 더 걷거나, 하루 1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일어나 움직이세요’라는 알림을 받으며 습관 교정을 할 수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들도 이 흐름에 편승했다. ‘눔’, ‘카카오워크핏’, ‘질병관리청 WalkOn’ 등은 걸음 수, 심박수, 운동 기록을 통해 맞춤 루틴을 제안하며 이용자의 ‘일상 속 운동 습관화’를 돕는다.
🧘♂️ 이동 시간, 신체만이 아니라 정신까지 회복하는 시간
출퇴근 루틴의 건강 관리는 단순한 운동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마음 건강,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루틴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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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호흡 명상 (앱: ‘마보’, ‘헤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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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으로 수면 음악·ASMR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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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전 5분 감사일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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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마인드셋 오디오북 듣기
서울의 26세 마케터 한유진 씨는 “버스 안에서 명상 앱을 켜고 10분간 눈을 감고 들으면, 정서적으로 안정된다”며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에 과하게 휘둘리지 않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동 시간을 ‘심리 회복 시간’으로 바꾸는 이들 덕분에, 멘탈케어 콘텐츠 시장도 커지고 있다.
📊 통계로 보는 출퇴근 속 건강 관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직장인 중 62%가 “평일에는 별도의 운동 시간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중 48%는 “출퇴근 시 걷기나 계단 이용 등으로 활동을 대체한다”고 밝혔다.
또한 티빙(Tving), 밀리의서재 등 콘텐츠 플랫폼은 “오전 89시, 오후 67시에 짧은 운동·마음챙김 콘텐츠 시청률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동 시간에 맞춘 습관적 건강 콘텐츠 소비가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 복지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대기업은 출퇴근 걷기 챌린지, 웨어러블 지급, 건강 루틴 리워드 제도 등을 도입하며 직원들의 이동 건강을 적극 지원 중이다.
👩⚕️ 전문가 조언: “출퇴근 시간, 일상의 작은 치료법”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권세영 교수는 “출퇴근길을 활용한 가벼운 움직임은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에게 매우 효과적인 활동”이라며 “정형화된 운동이 아니더라도, 습관화된 걷기나 자세 교정이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는 루틴을 함께 구성한다면, 단순한 이동 시간이 치료적인 시간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동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삶을 바꾼다
이제 출퇴근 시간은 단순히 ‘직장 가는 길’이 아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걷고, 듣고, 숨 쉬고,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하루의 컨디션은 물론, 장기적인 건강이 달라질 수 있다.
2030세대는 바쁘지만 똑똑하다. 그들은 시간을 내는 대신, 시간 속에서 건강을 만들어낸다.
출퇴근은 피곤한 의무가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루틴 실천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