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어싱) 열풍: 땅과 소통하는 시간,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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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prints on a sandy beach leading away

최근 전국의 산책로나 공원에서 신발을 손에 들고 맨발로 걷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어싱(Earthing, 접지)’ 열풍입니다. “지구의 에너지가 몸으로 들어온다”는 다분히 시적인 표현부터 “만성 염증이 사라졌다”는 드라마틱한 후기까지, 맨발 걷기를 둘러싼 관심이 뜨겁습니다.

단순한 유행일까요, 아니면 숨겨진 과학이 있을까요? 신발이라는 보호막을 벗어던지고 땅과 직접 마주했을 때 우리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짚어봅니다.


1. ‘어싱(Earthing)’의 과학: 우리 몸의 정전기를 빼라

우리 몸은 전기가 통하는 전도체입니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고무 밑창 신발에 둘러싸인 현대인은 몸 안에 일종의 ‘전기적 불균형’을 겪기 쉽습니다.

  • 자유 전자의 유입: 지표면은 음전하를 띤 자유 전자가 풍부합니다. 맨발로 땅을 밟으면 이 전자들이 몸속으로 들어와 체내의 활성산소(양전하)를 중화시킨다는 것이 어싱 이론의 핵심입니다.

  • 염증과 통증 완화: 활성산소가 중화되면 만성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근육통이나 관절염 등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2. 발바닥 지압 효과: 전신으로 퍼지는 자극

신발 밑창의 쿠션은 발을 보호하지만, 역설적으로 발바닥의 수많은 신경 세포를 잠들게 합니다.

  • 천연 지압사: 흙길의 작은 돌과 모래 알갱이들은 발바닥의 반사구를 골고루 자극합니다. 이는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자율 신경계를 안정시켜 불면증 개선 및 소화 기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 고유 수용 감각 발달: 울퉁불퉁한 지면을 맨발로 딛으며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발가락 사이사이의 미세한 근육들이 발달하고, 뇌의 인지 기능 또한 활발해집니다.

3. 맨발 걷기, ‘약’이 아닌 ‘독’이 되는 경우

맨발 걷기는 환경과 개인의 상태에 따라 매우 주의해야 하는 운동이기도 합니다.

  • 당뇨 환자 주의: 당뇨가 있다면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감염 위험이 큽니다. 맨발 걷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파상풍 및 부상: 깨진 유리 조각, 날카로운 나뭇가지, 배설물 등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반드시 지정된 맨발 산책로(황톳길 등)에서만 수행하세요.

  • 족저근막염: 평소 족저근막염이 있거나 발바닥 지방층이 얇은 분들이 딱딱한 땅을 맨발로 오래 걸으면 오히려 염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 안전한 ‘어싱’을 위한 3계명

  1. 시선은 발앞 1~2m: 돌발적인 위험물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시선을 아래로 두고 집중해서 걸어야 합니다.

  2. 시간 조절: 처음부터 1시간씩 걷지 마세요. 10~15분 정도로 시작해 발바닥 피부와 근육이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3. 사후 관리: 걷고 난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고, 상처가 났는지 꼼꼼히 확인한 뒤 보습제를 발라주세요.


신발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잠시 벗어놓고 흙의 촉감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은 그 자체로 훌륭한 ‘움직이는 명상’입니다. 땅의 서늘한 기운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올 때, 당신의 스트레스는 땅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생기가 차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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