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도 주의해야 할 ‘이른 갱년기’ 신호
직장인 최유정(39) 씨는 최근 들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평소보다 쉽게 피로해지는 자신을 느끼고 당황스러웠다. 업무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며 넘겼지만, 주기적인 두통과 수면장애까지 겪으면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예상 밖의 ‘갱년기 초기 증상’이었다.
많은 이들이 갱년기는 50대 중반 이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여성 사이에서도 갱년기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생활환경 변화, 극심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갱년기, 더 이상 중년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갱년기는 폐경 전후 약 5년 동안의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일어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안면홍조, 불면증, 우울감, 피로, 생리불순, 기억력 저하 등이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 김유진 원장(서울 여성클리닉)은 “최근에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에도 스트레스와 환경 요인 등으로 인해 조기 갱년기를 겪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단순히 기분 변화나 피로라고 넘기지 말고,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호르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스트레스, 다이어트, 야근…호르몬을 무너뜨리는 일상
특히 3040 여성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거나 자기계발에 집중하는 등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만성적으로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수면 부족, 무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사 등은 호르몬 밸런스를 크게 흔드는 요인이 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소연(42) 씨는 “생리가 점점 불규칙해지면서 생리통도 심해졌는데, 단순한 노화나 체력 저하로만 생각했다”며 “병원 진단 결과 에스트로겐 수치가 정상보다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은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예방과 관리,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조기 갱년기를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선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이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체내 스트레스를 줄이고, 여성호르몬 분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 운동이나 요가, 필라테스 등도 좋은 선택이다.
식단 역시 중요하다. 에스트로겐 유사 작용을 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두부, 콩류, 아마씨, 브로콜리 등이 있다. 여기에 비타민D, 칼슘, 마그네슘 등 뼈 건강을 지키는 영양소도 함께 섭취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또한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명상이나 따뜻한 목욕 등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저녁 루틴’을 만들면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 전문 상담과 정기 검사로 조기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갱년기가 개인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증상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호르몬 검사는 혈액검사로 간단히 확인 가능하며, 필요시 호르몬 대체 요법(HRT) 등의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김유진 원장은 “갱년기는 단순히 생식 기능의 변화가 아니라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삶의 질을 높이고, 중년 이후 건강한 노년기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기억하세요:
갱년기는 더 이상 중년 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느끼는 작은 변화가,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위한 정기적인 점검과 작은 습관 변화로 더 건강한 미래를 준비해보세요.